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4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하였습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입법회 의원,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등 친중파 진영과 회동한 자리에서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오후 6시 미리 녹화된 TV 연설을 통해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 송환법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월 초부터 이달 2일까지 88일간 홍콩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무려 1천183명에 달합니다.
송환법 반대 시위는 지난 6월 9일 주최 측 추산 103만 명의 홍콩 시민이 모여 "송환법 철폐"를 외친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시작으로 일주일 후인 16일에는 홍콩 정부가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데 분노해 주최 측 추산으로 무려 200만 명이 모인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는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일어난 최대 규모 시위입니다.
시위가 거세지자 캐리 람 장관은 6월 15일 송환법 추진을 "보류한다", 7월 9일 송환법이 "사망했다"고 했지만 이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충분치 않았습니다.
시위대는 송환법이 사망했다고 말하면서도 법안의 공식적인 철회는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이어진 시위에서 홍콩 시위대는 5개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시위대는 한국의 촛불 혁명을 본받는다고 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하며 평화로운 집회나 행진을 벌였지만, 지난 7월부터는 공식 집회가 끝난 후 일부 시위대가 남아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위가 점차 폭력적인 양상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시위 참여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해졌고, 이를 계기로 시위는 폭발적으로 격렬해져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여 1천 편에 가까운 여객기가 결항하는 '항공대란'이 벌어지게 됩니다.
시위대가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해가자 시위대는 평화적으로 해야한다와 더욱 격렬하게 맞서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었고 점차 격렬하게 맞서는 쪽이 우세하게 됩니다. 경찰과의 충돌은 계속되었고,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罷) 투쟁'을 벌이며 홍콩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노동계까지 송환법 반대 투쟁에 동참했다.
충돌이 격화하고 시위의 반중국 성격이 갈수록 짙어지자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인접지역에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이 대규모 시위 진압 훈련을 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고, 장갑차가 집결해 있는 사진까지 뉴스에 나오게 됩니다.
중국 측은 '폭력 시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시사하였고, 한국에서는 F(x) 빅토리아, 갓세븐 잭슨, 엑소 레이, 프리스틴 주결경, 워너원 라이관린, 우주소녀 성소 등이 하나의중국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 선언으로 홍콩 시민들은 지난 2013년 국가보안법 반대 투쟁에 이어 두 번째의 승리를 이루게 됩니다.
이번 범죄인 인도 법안도 당시와 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철회돼, 지난 2014년 '우산 혁명'의 실패 이후 홍콩 시민들은 '제2의 우산 혁명'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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